[내시경 소독]

1. 내시경 소독의 현황

내시경검사는 안전합니다. 그러나 다른 모든 시술과 마찬가지로 100%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출혈, 천공 등 직접적인 합병증이 가능합니다. Salmonella, Pseudomonas, Mycobacterium, HBV, HCV 감염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서구에서는 1980년대 초부터 내시경 소독에 대한 지침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1995년 8월 첫 지침(암호: smcgi)이 발표된 바 있고 2009년 8월 개정판(암호: smcgi)이 나왔습니다. 정식으로 공표되지 못하고 내시경 세미나의 강의를 통하여 슬그머니 제시되었다는 점은 무척 아쉬운 대목입니다.

서구에서는 표준 소독의 강도를 점차 높여왔습니다. Glutaraldehyde 침적 시간만 보더라도 1990년대에는 4분이면 충분하다고 인정되었습니다. 최근 지침에는 최소한 20분이라고 언급되어 있습니다. 1994년 FDA는 25℃ 2.4% glutaraldehyde에 45분간 담글 것을 추천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처럼 소독 시간이 늘어난 것은 기존의 소독 시간(예를 들면, 4분)이 문제가 되었기 때문은 아닌 것 같습니다. 감염증에 대한 공포가 주된 인자였습니다. 약간 over인 셈입니다.

대략 2000년 이전에는 '소독을 잘 하는지 못 하는지'보다는 '소독을 하는지 안 하는지'가 문제였습니다. 현재는 얼마나 잘 하는지가 관건입니다. 한 환자의 내시경검사가 끝나면 즉시 소독하는 것은 필수입니다. 그러나 이 뻔한 원칙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진 것도 얼마되지 않았습니다.

최근의 지침은 매우 비쌉니다. 엄청나게 많은 인력과 기구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소독에 대한 비용은 어느 누구도 지급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안전은 공짜가 아닙니다. 공짜 치즈는 쥐덪 위에만 있는 법입니다.


2. 내시경검사와 관련된 감염증의 분류

내시경 검사와 관련된 감염증은 4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Patient to patient transfer: Salmonella와 Pseudomonas 감염이 문제입니다. Strongyloides, Mycobacterium tuberculosis, HBV, HCV, Helicobacter pylori 감염도 가능합니다. 다행스럽게도 아직까지 내시경을 통한 HIV 감염은 없었습니다. 만약 내시경을 통한 HIV 감염이 단 한 건이라도 발생된다면 향후 내시경 검사를 받고자 하는 환자의 수는 급감할 것입니다. 서양에서는 universal precaution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즉 모든 사람이 AIDS, C형 간염, 결핵 환자라고 가정하고 예방대책을 강구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현실에서는 universal precaution도 중요하지만 high risk patient에 대한 특별 관리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 Bacteremia: EGD 후 4.2%, ERCP 후 2.2%, colonoscopy 후 2.2%, sigmoidoscopy 후 4.9%, esophageal dilatation후 45%, variceal sclerotherapy 후 31%에서 균혈증이 발생합니다. 심질환자에서 내시경 검사를 전후한 antibiotic prophylaxis에 대한 연구는 적습니다. 보통 조직검사를 포함한 내시경검사에서는 예방적 항생제가 필요없으며 sclerotherapy나 esophageal dilatation 등에는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에서만 예방적 항생제가 권유되고 있습니다. ESD에 대한 지침은 없지만 저는 고위험 환자에서는 ESD 전 항생제를 쓰고 있습니다.

3) Aspiration pneumonia: 흡인성 폐렴은 내시경 소독의 문제라기 보다는 시술 자체에 따른 위험성입니다. 건강한 사람에서 흡인성 폐렴의 위험은 매우 낮지만, 중추신경계 질환이나 퇴행성 질환이 있는 고령의 환자에서는 종종 발생합니다. EMR/ESD와 같이 장시간의 시술이 필요한 경우나 PEG 시술시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의료진이 아무리 주의한다고 하더라고 흡인성 폐렴을 완벽히 방지하기는 어렵습니다. 시술에 따른 위험성을 고려하여 시술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잘 결정하는 것과 사전에 잘 설명하고 informed consent를 받을 것을 추천합니다.

4. Risks to staff: 내시경 의사나 보조자도 환자의 혈액, 타액 등에 의하여 감염될 위험이 있습니다. 그러나 내시경을 하면서 항상 아래 그림과 같은 복장을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3. 여러 미생물의 소독제에 대한 저항성

Liquid virus는 소독제에 매우 약합니다. 세균성 포자를 제거하는 것이 가장 어렵습니다. 내시경 소독에 의한 감염에서 가장 우려되는 hepatitis B virus, hepatitis C virus, HIV 등은 liquid virus이므로 금방 제거할 수 있습니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최근 glutaraldehyde에 담그는 시간(immersion time, 침적시간)이 20분으로 바뀐 것은 주로 Mycobacterium에 대한 소독을 고려한 것입니다. HBV, HCV, HIV 등 중요 바이러스는 훨씬 짧은 소독이 가능합니다. 소독제에 담그는 시간을 늘리기보다는 매 환자마다 최소한의 시간이라도 소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드시 환자마다 소독을 하십시요. 선택이 아니고 필수입니다.


4. Level of disinfection

1) 멸균 (sterilization): 모든 미생물을 완전히 제거 또는 파괴하는 과정입니다. 멸균에는 고압증기나 EO gas가 이용됩니다. 내시경은 고압증기에 견디지 못합니다. EO gas는 장비를 비치하기도 어렵고 시간도 많이 필요합니다. 결국 내시경은 멸균의 대상은 아닙니다. 내시경 부속기구, 특히 forcep은 멸균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최근 1회용 forcep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과거 15-20만원이던 1회용 forcep이 1-2만원 이하로 떨어졌다고 하니 추이를 지켜 봅시다.

2) 소독 (disinfection): 소독에는 주로 liquid chemical germicide (LCG)가 이용됩니다. 소독은 그 강도에 따라 다음의 세가지 수준으로 나누어집니다. 내시경 소독의 목표는 높은 수준의 소독(high-level disinfection)입니다. 멸균이 아닙니다. 다량의 bacterial spore를 제외한 모든 미생물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실제적인 판단 기준은 결핵균의 소멸여부입니다.

(1) high-level disinfection: destroy all microorganisms, with the exception of high numbers of bacterial spores
(2) intermediate-level disinfection: inactivate M. tuberculosis, vegetative bacteria, most viruses, most fungi but does not necessarily kill bacterial spores
(3) low-level disinfection: kill most bacteria, some viruses, some fungi but cannot be relied on to kill resistant microorganisms such as tubercle bacilli or bacterial spores

3) 세척 (cleaning): 모든 이물질을 제거하는 과정으로 물, 세제가 이용됩니다. 식당에서는 누구나 수저를 사용합니다. 물과 세제를 이용하여 세척된 것입니다. 다른 사람이 사용한 수저를 세척하여 재사용하고 있지만 대부분 큰 병에 걸리지 않습니다. 세척만으로도 대단히 많은 세균이 제거됩니다.


5. 의료기기에 대한 Spaulding 분류

1) Critical item: objects that enter sterile tissue or the vascular system. 수술도구, catheter 등입니다.

2) Semi-critical item: objects that contact with mucous membranes or with skin that is not intact. 내시경, endotracheal tube 등입니다.

3) Non-critical item : objects that contact with intact skin but not with mucous membrane. 청진기, 가구, 의류 등입니다.

요컨데 내시경은 semicritical item으로 분류되며 high-level disinfection 대상입니다. 멸균이 아닙니다.


6. 내시경 소독 과정

내시경 소독은 매우 복잡한 과정으로 이루어지나 다음 4단계로 요약됩니다. 내시경 자동세척기를 과신하는 경향이 있으나 이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철저한 수세법은 자동세척기 못지 않은 결과를 보입니다.

1) Cleaning and rinsing: 내시경을 소독제에 담그기 이전 모든 과정을 말하며 기계적인 세척을 철저히 시행하면 미생물 오염을 1/10,000로 줄일 수 있습니다. 철저한 세척을 통하여 유기물을 완전히 제거해야만 liquid chemical germicide의 효과가 증대됩니다. 필자는 이 과정이 가장 중요한 단계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내시경 검사 직후 알콜거즈로 내시경 표면을 닦는 분이 계십니다. 그러나 알콜로 삽입부 표면을 닦는 것은 유기물을 굳게 만들어 소독을 방해합니다. 잘못된 관행이므로 즉시 중단하시기 바랍니다. 세척이 좋지 않으면 아래 그림과 같은 biofilm이 형성됩니다. Biofilm이 있으면 소독제에 아무리 오래 담그더라도 소독이 잘 될 수가 없습니다.

일차 세척 직후에 아래 그림과 같이 leak test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Leak가 있는 내시경을 액체에 담그면 내시경이 금방 망가집니다.

2) Disinfection: 내시경을 소독제에 담그는 과정입니다. 과거에는 내시경의 삽입부만을 담갔습니다. 1980년대 중반부터 완전 방수 내시경이 사용되고 있으므로 최근에는 내시경 전체를 담그는 것이 원칙입니다. 정식으로 인정된 소독제는 대부분 미생물을 제거하는 효과가 좋습니다 그러나 소독제에 내시경을 담그는 시간 (contact time, immersion time)이 논란입니다. 국내 지침은 각 소독제의 개별적인 지침을 따르라는 것입니다.

3) Further rinsing with filtered or sterile water: 소독제를 제거하는 단계를 말합니다. Sterile water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마실 수 있는 수준의 filtered water가 이용됩니다.

4) Forced air drying and preparation for storage: 내시경을 소독 후 젖은 상태로 실온에 방치하면 세균이 증식할 수 있습니다. 공기를 빠른 속도로 통과시켜 말리면 좋습니다.

그리고 surveillance culture가 필요합니다. 단순히 생각하면 정기적으로 내시경에서 검체를 얻어 배양하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관료적으로 접근한다면 surveillance culture를 하는 곳이 관리를 잘하는 병원이고 하지 않는 곳은 그렇지 않은 병원일 것입니다. 하지만 surveillance culture의 sensitivity와 specificity는 그리 신뢰할 수준이 아닙니다. 배양 양성의 의미를 해석하기 어렵습니다. 배양 음성이라고 소독에 대한 자신감을 가져도 안 됩니다. 잘못하면 false sense of safety를 가질 수 있습니다. 주의합시다.

Surveillance culture 결과에 따라 一喜一悲 하지말고 정해진 소독지침을 잘 지키고 있는지 monitoring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Home]